하조은의 블로그

2022년 이직 기록

2022.05.20 (2년 전)

지난 글을 통해 뱅크샐러드를 퇴사한 이유와 과정을 나눴다. 오늘은 이직 과정에서 했던 선택과 이유를 나눌까 한다.

준비

이력서

여러 서비스에서 이력서 양식을 제공하는데 이번에는 원티드에서 제공하는 이력서 양식을 사용했다. 합격/불합격 단어 가이드를 제공하고 권장되는 문장 길이를 알려줘서 편리했다. 작성한 이력서로 합격률이 높은 포지션을 추천해주는 점도 재미있었다.

지난 경력을 정리하면서 어떤 일을 했는지 한 번 더 복기했다. 이 과정을 통해 면접에 나올 질문을 예상해볼 수 있었다. 이력서에서 설명하지 못한 세부 내용을 면접에서 물어보거라 예상했다.

직무 면접

기술 면접, 실무 면접으로 불리는 직무 면접은 기술 면접 가이드라인 저장소를 한번 훑었다. 실제 면접에선 대사 읊듯 답변하는 걸 기대하지 않기 때문에 나만의 용어로 답할 수 있도록 키워드만 머릿속으로 정리했다.

컬쳐핏 면접

조직 문화에 잘 맞는 사람인지 확인하는 컬쳐핏 면접은 단기간에 채우기 어려운 특성을 평가한다. 그 때문에 이직 기간에 잠깐 준비하는 게 많은 영향을 주진 못한다. 그래서 이력서에 정리한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 있었던 협업 경험을 몇 가지만 정리했다.

회사 조사

가장 먼저 공식 홈페이지, 채용 페이지 등을 두루 살펴보고 회사가 지향하는 바를 확인했다. 이후 혁신의숲, 더브이씨 같은 서비스를 통해 회사의 투자 단계나 지표 등을 파악했다. 또 아웃스탠딩을 비롯한 다양한 매체에서 기사를 읽어봤다. B2C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서비스를 가볍게라도 훑어봤다.

지원

총 12곳에 지원했다. 지원했던 이유를 분류하면 크게 세 가지였다.

지인이 추천해준 곳

지인이 추천해준 회사가 5곳 있었다. 같이 일해본 적 있는 지인이라면 나와 성향이 비슷할 가능성이 높다. 회사랑 잘 맞을 가능성도 높다는 뜻. 따라서 추천해준다고 하면 망설임 없이 이력서를 넘겼다. (사내 추천 제도를 적극 활용했다)

원티드에서 추천해준 곳

원티드에서 이력서를 기반으로 추천된 회사를 간단히 조사한 후에 3곳을 선별해서 지원했다. 공식 홈페이지, 채용 페이지, 기술 블로그가 어느 정도 갖춰진 회사를 골랐다. 원티드를 통해 바로 지원했다.

평소에 관심 있던 곳

평소 링크드인, 페이스북에서 관심 있게 보던 4곳을 지원했다. 욕심이었다. 이왕 맞이한 이직 시즌에 후회 없이 모두 도전해보고 싶었다. 공식 채용 페이지로 지원했다.

결과

11곳에서 서류 합격했다. 그중 5곳에서 최종 합격, 2곳에서 최종 탈락했다. 그리고 나머지 4곳은 중도 포기했다.

중도 포기한 이유

이직을 결심하고 기간을 정했다. 마침 안식 휴가를 보내고 있었기 때문에 시간이 넉넉했지만, 면접에 모든 시간을 할애하고 싶진 않았기 때문이다. 가능하면 2주 내로 모든 절차를 끝내고 싶었다.

채용 과정이 느린 회사는 제품 개발도 느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2주 내로 모든 과정을 끝낼 수 없는 회사는 중도 포기했다.

최종 탈락한 이유

하나는 사전 과제가 원하는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였다. 과제의 분량이 많았고 미진한 부분이 있었기에 납득이 됐다. 최종 면접까지 진행한 곳이었는데 탈락의 사유가 사전 과제에 있었다는 점이 아쉬웠다.

솔직히 말해 회사에 헌신하는 성향은 아니다. 개인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회사를 활용하는 편에 가깝다. 그 때문에 회사에 헌신을 기대하는 경우엔 나와 맞지 않았다. 최종 탈락한 나머지 회사가 그런 경우였다.

선택

합격한 곳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모두 좋은 회사였고 저마다의 장점도 있었다. 나름의 기준이 필요했다.

선택의 기준

문제 공감도, 성장성, 처우, 평판을 기준으로 삼았다.

문제 공감도가 가장 중요했다. 회사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에 내가 얼마나 공감하고 있는가에 대한 주관적인 점수다. 인생에서 중요한 선택은 객관적이지 않았기에 주관적인 점수에 높은 비율을 주는 편이 마음이 편했다.

다음으로 중요했던 성장성은 개인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인지 측정한 점수다. 시니어 유무, 시니어와의 접근성, 제품 개발에 기여할 수 있는 시간, 웹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서비스인가를 최대한 객관적으로 측정했다.

나머지는 처우와 평판이었다. 처우는 연봉, 스톡옵션, 사이닝 보너스를 비교해서 측정한 점수다. 평판은 혁신의숲 기업평판지수, 블라인드 평점과 잡플래닛 평점을 사용해 점수를 측정했다.

최종 선택

종합 점수를 측정했을 때 당근마켓이 근소한 차이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문제 공감도와 처우에서 상위권을 유지한 덕이었다.

매월 발송되는 당근가계부가 문제 공감도를 높이는 요인이었다. 당근가계부에서는 당근마켓 거래를 통해 재활용한 가치를 측정해준다. 함께 심은 나무 수를 데이터로 삼고 그 섹션의 타이틀은 '근처 이웃과 지구를 살려요'다. 이 섹션을 보는 순간, 당근마켓에서 지구를 살리는 일에 직접 기여해보고 싶어졌다.

후기

이번 이직 과정에 숨은 진주 같은 회사를 여러 곳 발견했다. 한 번에 한 회사만 선택할 수 있다는 게 아쉬울 정도였다. 누군가 대신 다녀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몇 곳을 추천하며 글을 맺으려 한다.

추천하는 곳

아우름플래닛은 정보의 홍수 문제를 해결한다. 브라우저 익스텐션 '라이너'로 웹에 하이라이팅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양질의 검색 결과를 추천한다. 글로벌 1,000만 이상의 월간 사용자를 기반으로 구글 검색을 대체할 검색 솔루션을 제공할 목표를 가진 팀이다. 구글을 경쟁자로 여기는 회사라는 이유만으로도 함께 하고 싶은 팀이었다.

두들린은 채용 문화를 혁신한다. 채용 관리 솔루션인 '그리팅'으로 기업과 지원자 모두에게 편리한 채용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이직 과정에 그리팅 사용하는 회사가 있었는데 채용 담당자와 불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을 상당 부분 줄여줬다. 고객의 목소리에 집중에 빠르게 제품을 개선하며 시장에서 유의미한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는 멋진 팀이다.

맘편한세상은 육아 시장을 혁신한다. 부모와 아이돌보미(베이비시터)를 연결해주는 '맘시터'를 서비스한다. 사회적 문제인 경력 단절, 돌봄 공백, 황혼 육아 등을 해결함으로써 육아 시장의 슈퍼앱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회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유의미한 비즈니스 성과를 내고 있는 보기 드문 팀이라고 생각했다. 최근에는 같은 문제의식을 가진 좋은 인재를 흡수하고 있어 그 미래가 더욱 기대된다.